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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려다가 몸에 울긋불긋 명암이 생긴 수혜자의 저녁

[살이 쪄버렸다]

오 나 살 쪘구나

  논산 훈련소에서 훈련할 당시 신나게 구르고 나서 먹는 저녁밥이 너무 맛있었다. 지금으로선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당최 깡 말라서 찔 기미가 없던 내 몸은 6주만에 12키로가 쪄버렸다. 훈련소 체중계가 맛이 갔나 싶었지만 수료외박 때 몸무게를 재보니 똑같았다. '오 나 살 쪘구나'하면서 충격을 받았다.






[몸 만들기]

타고난 능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

  그래 타고난 몸은 불사하고, 살을 빼기 위해서 근무 때는 당직을 서면서 팔굽혀펴기를 연습했고, 생활관에 있을 때는 아령을 들고 윗몸 일으키기를 했다. 다음 날 몸이 너무 아려왔고 그냥 때려칠까 생각했지만 계속 운동했고, 그결과 턱걸이도 시작했다. 운동을 시작한지 한달이 조금 넘을 때 부터, 평평했던 몸에 조금씩 명암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운동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고 몸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운동 후 다음날 몸이 아려오면 '아 어제 제대로 조졌구나'하면서 보람을 느끼기에 이르렀다. 후임이 들어오면서 막내를 탈출하게 되고, 슬슬 시간 여유가 생기고 체력단련실에 갈 시간이 생겼다. 그 뒤로는 몸을 혹사시키고 부위를 분할해서 운동을 하고 유산소 운동도 시작하며 지금까지 20개월동안 꾸준히 운동했다. 운동하면서 교정이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키는 1.5cm 컸고 체지방은 22%에서 5%로 줄었다. 운동하면서 나름 만족스러운 몸을 얻는데에 성공했고 재밌었지만 전역하고도 계속 운동할지는 모르겠다. 사회에는 재밌는 것들이 넘쳐 나니까.






[인생 설계]

목표를 보는 자는 장애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군대에 있는 동안 부모님께서 어느정도 저녁하고 나서 뭘 할지 계획을 잡아서 나오라고 하셔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다. 하고 싶은 다른 공부를 다시하기 위해 재수를 해볼까하고 수능교재 책을 샀지만, 3개월 밖에 하지 못하고 때려쳤다. 군대에는 공부보다 재밌는 것들이 무궁무진했다. 새로 공부하기에는 글렀다고 판단하고 지금 전공하는 것중에서 확실하게 하고싶은 공부가 뭔지 고민했고, 복학하기 전까지 학원을 다니기로 한게 지금 계획이다. 이 계획을 실천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전역하고 나서 하고 싶은 일들이 생겼으니 어느정도 이정표는 얻어가지 않을까.






[제 점수는요]

군대에서 얻은것도 있고 잃은것도 있으며 잃은것도 있어

  군 생활이 10점 만점에 몇점이냐고 묻는다면 6.5점 정도 아닐까 싶다. 친구들 중에서 두번째로 입대했지만 뒤에서 두번째로 전역하니 0.5점 까먹고 이 곳의 추운 4계절 기후에 1점 까먹고 입대 전 세운 계획들을 실천하지 못해 1점 까먹고, 족구한답시고 나대다가 종아리 쪽에 큰 흉터가 남으면서 1점 더 까먹었다. 이것들 빼고는 다 괜찮았던것 같다. 



  괜찮은 6.5점짜리 군생활이다. 군대에서 얻은 것들이 있는 반면 잃은 것도 생기고 많은 일이 있었다. 각지의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고, 이런 저런 경험도 했고, 생각보다 널널한 시간으로 자기 계발도 할 수 있었다. 군대에서 얻을 수 있는게 있지만 굳이 군대가 아니어도 얻을 수 있던것도 있었다. 이것이 나로 하여금 사회에서 시간을 더욱 소중 히 보내게 할 것이다. 만약에 다시 군대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그저 싸이리스펙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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